[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20화 — 엘프는 컵라면을 불려 먹는다

STORY2026.10.29·15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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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은 그릇을 내려놓았다. 계약청의 문양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표지였다. 징수관도 어딘가에서 왔고, 그곳에서 밥을 먹던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당연한 사실인데 태준은 그를 문서와 갑옷으로만 생각했다.

20화 그릇에 남은 고향 장면을 그린 AI 삽화그릇에 남은 고향

에린은 그 지역의 피란민도 시장에서 물건을 산다고 했다.

군대가 다른 도시의 물자를 받는다고 자기 가족들에게 넉넉히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다. 위에서 약속한 배급이 늦는 날이면 여기 줄이 길어졌다고 했다.

태준은 적의 가족이 굶는다는 말을 듣고도 기뻐하지 못했다.

그 사실이 리겔을 용서할 이유는 아니었다. 다만 전쟁을 끊으려면 그쪽에서 무엇이 움직이는지도 알아야 했다.


시장 위 석조 통로로 다시 수레가 지나갔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고개를 들었다. 앞쪽 군인이 멈추라는 표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래 시장에서 물자를 징발하는 날은 아니라고 이네스가 말했다. 그래도 상인들의 손이 바빠졌다.

에린은 물건을 숨기지 않고 소유표가 있는 면을 바깥으로 돌렸다.

누가 무엇을 인수했는지 보이게 해 놓는 것이 자기 가게의 방어라고 했다. 그것만으로 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 흔적 없이 가져가게 두면 나중에 돌아올 근거마저 사라진다고 했다.

태준은 계산대 밑에 보관한 공급표와 상자를 떠올렸다.

다른 세계의 가게 주인도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에린에게 독립 상점들의 정산 기록을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에린은 있다고 했지만 지금 여기서 온전한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실제 공동 거래가 성립해야 볼 수 있는 자료도 있었다.

자기 가게의 기록을 처음 온 손님에게 전부 열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태준은 그 경계를 받아들였다. 대신 다음에 어떤 조건으로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물었다.

에린은 거래할 물품의 수량과 실제 인도 장소를 적어 오라고 했다.


첫 샘플 교환은 작았다.

양말 몇 쌍과 비누, 곡물 샘플과 보관 용기. 태준은 이것을 도시의 식량난을 해결한 대형 무역처럼 생각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들고 돌아갈 수 있는 양이었고, 시험하지 않고 배급할 수도 없었다.

에린은 통행 표에 현물 반출 가능한 샘플 수량을 확인했다.

정기 거래권이 없으니 더 많이 가져가겠다고 돈을 얹어도 되지 않았다. 태준은 그 규칙이 답답했지만, 자기가 편할 때만 통행 질서를 무시하는 손님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이네스가 예치한 비용도 정리했다.

태준은 가게에서 쓸 몫과 공동 공급을 위한 조사 비용을 구별했다. 나중에 누가 대가를 부담했는지 모르면 좋은 거래도 불만이 될 수 있었다.

에린은 작은 손도장을 찍었다.

태준은 자기 가게 이름을 적었다. 이 세계 문자로 옮기자 글자가 길어졌다. 에린은 다 읽다가 손을 멈췄다.

“새벽에만 문을 여나요?”

태준은 잠깐 생각하고 대답했다.

“요즘은 새벽에도 닫기가 어렵습니다.”

이네스의 통역판은 이번에는 정확히 옮겼다.

에린은 짧게 웃으며 그 이름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돌아오기 직전, 태준은 시장의 안내판을 보았다.

한쪽에는 리겔 부대의 민간 보급 일정이 붙어 있었다. 다른 쪽에는 그 부대 가족들이 맡긴 미인도 물자 청구가 겹쳐 붙어 있었다. 위쪽의 정식 문서는 군이 계속 지원받는다고 했고, 아래쪽의 손글씨는 가족들이 아직 받지 못했다고 했다.

같은 군대에 대한 두 문장이 서로 맞지 않았다.

태준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개 범위를 확인했다. 이네스가 문서의 날짜를 대조했다. 그 가운데 하나에 작은 참고 조항 번호가 있었다.

그녀는 그 번호를 보더니 오래된 장부에서 본 것 같다고 했다.

태준은 왜 중요한지 물었다.

이네스는 확실하지 않으니 돌아가서 원본을 보자고 했다. 리겔의 부대가 받는 약속과 계약청이 실제로 남긴 담보가 다른 것일 수 있었다.

군대도 누군가에게는 재고처럼 다루어지고 있을지 몰랐다.

태준은 시장 위로 움직이는 수레를 올려다보았다.

갑옷을 입은 사람들은 아래 시장의 청구서를 보지 않았다.


가게로 돌아왔을 때 서린이 문가에 있었다.

의자에 앉은 채 돌아오는 사람을 확인하고 있었다. 태준과 이네스, 두 사람. 샘플 가방과 방문 표. 그녀는 기록을 마친 뒤 태준의 얼굴을 봤다.

“잘 다녀왔습니까?”

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가 라면을 다 불려 먹었다는 말을 하자 서린이 웃었다. 자기보다 먼저 그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던 상대가 있다는 게 태준은 좋았다.

그러고는 시장에서 본 것들을 하나씩 꺼냈다.

새 식량의 샘플, 독립 상점의 도장, 전쟁에서 흘러나온 식기, 같은 군대를 다르게 설명하는 문서들. 웃긴 일과 무서운 일이 같은 가방 안에 들어 있었다.

태준은 그것들을 섞어 하나의 답으로 만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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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