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21화 — 한 번 더 믿는 가격

STORY2026.10.29·15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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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례가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진우는 조건을 들은 뒤 한 항목씩 따라 읽었다. 모호하게 알아들었다고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태준은 그 모습을 보며, 예전의 편리한 신뢰가 다시 생기지 않아도 일을 할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곧 용서는 아니었다.

사람들은 너무 빨리 한 단어로 다음 장을 넘기려 했다. 태준 자신도 그랬다. 그는 이번에는 장을 천천히 넘기기로 했다.


첫 경계 교환의 상자가 문턱에 올라왔다.

한쪽에는 새벽24의 종이, 다른 한쪽에는 잔불잡화점의 작은 불씨 도장이 붙었다. 물건이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가져온 사람이 숨을 고르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네스는 운반자에게 물을 주었다.

태준은 상자를 열어 확인했다. 샘플과 실제 공급품이 같은지 비교하고, 바뀐 점을 따로 적었다. 에린은 작은 편지를 넣어 보냈다. 포장을 더 단단하게 하느라 무게가 늘었다는 설명이었다.

태준은 웃었다.

마법의 문이 열려도 상자는 결국 찢어질 수 있었다. 그런 사실을 먼저 적어 보내는 거래처는 믿고 일을 늘릴 수 있었다.

그는 받은 물품의 인수를 확인하고, 반대편에 보낼 묶음을 넘겼다. 양말과 비누, 합의한 생활품. 배송을 맡은 사람이 물건을 받고 통행 종료를 확인했다.

문이 닫힌 뒤에도 가게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른 세계와 거래한다는 큰 말은, 다음 차례에 쓸 빈 운반구를 어디에 둘지 정하는 작은 일로 끝났다.

공급받은 곡물은 바로 대피소 전체에 나누지 않았다. 먼저 안내받은 조건과 확인 기록을 대조하고, 익숙하지 않은 품목은 별도의 검토가 끝난 양만 쓰기로 했다. 복례는 처음부터 많은 양을 약속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했다. 실제 조리를 맡을 사람의 손에도 맞아야 했다.

첫 준비분을 받는 사람 가운데는 이계 피란민도 있었다. 자기 고향 음식이라며 반가워했지만, 인간도 다 똑같이 먹을 수 있다고 대신 보증하지는 않았다. 태준은 그 말이 고마웠다. 잘 아는 사람의 자신감도 다른 몸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서린은 배식 기록에서 품목을 구별해 달라고 했다. 나중에 무엇이 실제로 쓰였는지 알 수 있어야 다음 교환을 늘릴 수 있었다. 태준은 늘릴 수 있는 거래와 늘리고 싶은 거래를 나누어 적었다.

창고의 빈칸 몇 개가 채워졌지만 그는 이번에는 전부 찼다는 착각을 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물이 부족할 수 있었고, 다른 쪽 시장에 물건이 없을 수도 있었다. 연결된 길은 해결책의 시작이었지 완성은 아니었다.


진우는 약속한 시각보다 조금 늦게 돌아왔다.

태준은 이유를 묻기 전에 실제 수령 여부부터 확인했다. 함께 간 담당자가 길에 새 장애물이 생겨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진우도 같은 말을 했다. 기록은 맞았다.

“다음에는 늦을 때 먼저 알려 줘.”

태준이 말했다.

“신호 안 되면 돌아오는 곳에 표식 남기는 걸로?”

진우가 물었다.

그들은 짧게 방식을 정했다. 태준은 이 대화가 예전처럼 느껴져서 잠깐 괴로웠다. 좋아했던 관계의 조각은 미워진 뒤에도 남았다. 그 조각이 있다고 과거 전체를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진우는 빈 바구니를 내려놓고 바로 물러났다.

태준은 붙잡지 않았다.

다음 일을 약속하지도 않았다. 오늘 확인한 것은 오늘의 운반 한 건이었다.

그만큼만 다음 판단의 재료가 되었다.


에린의 편지 뒤에는 다른 종이가 붙어 있었다.

공동 정산에 필요한 최신 안내의 일부였다. 실제 거래가 시작되었으니 공유할 수 있는 범위가 생겼다고 적혀 있었다. 이네스가 통역판을 켜고 문장을 옮겼다.

독립된 상점 세 곳.

거래를 받는 지역의 자발적 동의.

실제 물품과 노동의 인도 증빙.

특정 점주의 독점 권한 해제.

태준은 마지막 줄에서 멈췄다.

그동안 창고와 공급망을 키우면 도시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키운 권한을 자기 손에만 쥐고 있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나타났다.

이네스는 아직 실행 형식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녀가 다른 상점들을 직접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태준의 가게를 대신해주는 심부름이 아니라, 자기 세계와 이 도시를 함께 묶을 거래를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모든 손님을 맡는 가게가 되는 것과, 더 많은 가게가 살아남게 하는 것은 다른 목표였다.

잠깐 뒤 에린의 짧은 확인이 왔다. 받은 양말 가운데 몇 쌍은 곧바로 수선 작업자들에게 인도되었고, 규격이 맞지 않은 것은 다음 교환에서 바꾸기로 했다고 했다. 반품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손님들이 새 물건을 시험했다고도 적혀 있었다.

태준은 그 문장을 오래 보았다. 물건을 보내고 끝나는 거래라면 한 번은 크게 팔 수 있을지 몰랐다. 돌려보낼 수 있는 길까지 있어야 다음 손님이 왔다. 자기 쪽으로 돌아올 손해도 거래망의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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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