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10화 — 손님에게도 국적이 있습니까

STORY2026.10.29·15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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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묻자 이네스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틀 전 다른 무리가 알려 준 길이었다. 태준은 지도 모서리에 날짜를 적었다. 이네스가 동의했다.

그동안 바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여자가 편의점에서 산 물을 땅에 내려놓았다. 저 사람들에게도 팔면 자신은 여기서 안 사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어차피 그들이 가진 결정으로 가게가 돌아가는데 안 팔 이유가 뭐냐고 반박했다.

계산대가 두 편 사이에 놓였다.

태준은 포스의 가격을 바꾸지 않았다. 상대의 생김새 때문에 더 받거나, 기분 좋게 거래한 것처럼 보이려고 싸게 주고 싶지도 않았다. 제품이 다른 몸에 맞는지는 확인해야 했지만 값의 기준은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그는 이네스가 원하는 양을 줄였다.

동네에 남겨 둔 몫을 제외하면 전부 줄 수 없었다. 이네스는 항의하지 않았다. 대신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녀도 저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모자란다는 설명을 해야 하는 쪽이었다.

태준은 그 얼굴을 알아봤다.

어제 계약서를 줄이던 자기 얼굴과 닮아 있었다.


서린은 거래가 끝나기 전에 별도 조건을 정했다.

민간용 물품만 넘긴다. 무기를 든 사람은 대피소와 매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돌아오는 피란민을 뒤쫓아 군대가 접근하면 즉시 알린다. 인간 쪽에서도 이미 합의한 민간인에게 보복하거나 물건을 빼앗지 않는다.

말로는 쉬운 조건이었다.

누가 상대를 민간인으로 확인하고, 누가 길에서 생긴 일을 증언할 것인지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네스는 자기 이름만 적으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서린은 함께 온 사람 중 다른 증인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네스는 처음에 기분이 상한 듯했다.

하지만 곧 주민 대표 쪽에도 같은 수의 이름을 요청했다. 복례가 서명했다. 세탁소 주인도 망설이다 옆에 이름을 적었다. 첫날 루크를 쫓던 사람이었다.

다른 세계의 손님

태준은 그가 펜을 내려놓을 때 무슨 말을 하려는 줄 알았다.

10화 다른 세계의 손님 장면을 그린 AI 삽화다른 세계의 손님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명한 종이를 다시 읽기만 했다. 말보다 작은 변화였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이네스는 물건을 받고 밖의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한 병씩 물이 건너갔다. 양말도 건너갔다. 이쪽 사람들이 신기해하며 보자 저쪽 사람들은 굳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돌아서서 갈아 신었다. 태준은 그 모습이 이상하게 평범해서 시선을 돌렸다.

사람을 사람처럼 보는 데도 상대의 평범함을 구경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했다.


그날 오후 판매는 줄었다.

가게 앞에서 돌아선 사람이 있었다. 물자가 있는 다른 거점을 찾아가겠다는 말도 들렸다. 태준은 손님을 다시 붙잡지 않았다. 자신이 정한 방식의 대가였다. 매출 화면의 빈칸을 볼 때마다 가게가 정말 버틸지 불안했다.

상철은 계산대 옆에서 작은 충전등을 고쳤다.

“다른 데 가 봤다가 돌아오는 사람도 있겠죠.”

그가 말했다.

“안 돌아오면요.”

“그럼 그 사람도 자기 생각대로 사는 거고.”

태준은 웃지 못했다. 상철은 억지로 위로하지 않았다. 고친 등을 켜 보인 뒤 끄고, 필요한 곳에만 쓰자고 했다. 물건이 제 기능을 하는 소리를 듣는 편이 위로보다 나았다.

해가 질 때 이네스가 다시 왔다.

이번에는 물건을 더 사러 온 게 아니었다. 돌아서던 사람들 때문에 거래 조건을 바꿀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도 자기 쪽에서 인간에게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태준은 그녀가 약한 모습을 말한 것인지 협상의 조건을 꺼낸 것인지 몰랐다. 두 가지일 수도 있었다.

“오늘 합의한 건 유지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을 받으러 일부러 돌아온 사람이었다.


배만수는 이네스와 가까이 서지 않았다.

태준이 노인을 부르자 만수는 창고 재고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그가 숫자를 세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네스의 시선이 그쪽에 잠깐 머물렀다.

“저분이 길을 알려 주셨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네. 말도 조금 통하시더군요.”

“조금.”

이네스는 그 단어를 반복했다. 통역판이 늦게 따라오면서 같은 말이 두 번 울렸다. 태준은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녀가 먼저 종이를 꺼냈다.

원래 목록 뒤에 붙어 있던 다른 문서였다.

종이 윗부분에는 깃발 같은 문양이 찍혀 있었다. 원 안에 겹친 세 개의 선. 태준은 포스 화면에서 문자를 읽을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일부 단어만 번역되었다. 나머지는 이네스가 옮겼다.

신규 편입 권역.

채무 승계.

청산 예정.

태준은 날짜가 적힌 줄을 봤다.

D30 24:00.

그 아래 지도는 하온시였다.


서린이 문서를 읽는 동안 매장은 다시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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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