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25화 — 오늘부터 물은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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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가 영웅처럼 베푸는 것도 아니고, 주민 각자가 목숨을 걸고 흥정하는 것도 아닌 방식이었다. 공동체가 실제 필요한 기본 물자를 사고, 확보와 운반과 인도 비용을 공개해서 나눈다.
일할 수 있는 사람만 손님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와 아픈 사람, 돌봄을 맡은 사람, 몸이 약한 사람의 몫도 공동 비용에 포함했다. 누가 일을 덜 한다는 이유로 기본 배급을 줄이는 조건은 넣지 않았다.
추가 소비와 상업용 물자는 다른 줄에서 다뤘다.
기본 몫을 받는 사람과 더 필요한 물건을 사는 사람이 같은 가격표 하나에 매달리지 않게 했다. 무엇을 기본으로 정할지는 복례 혼자 정하지 않았다. 각 대피 거점과 가족 대표의 이야기를 모았다.
새로 옮겨 온 사람들의 말도 들었다. 기존 거점 사람들만 오래 회의했다고 몫을 먼저 가져갈 수는 없었다. 말하기 어려운 사람은 따로 듣고, 가족 대표가 있다는 이유로 그 집의 모든 사람이 같은 뜻이라고 쓰지도 않았다.
만수는 옆에서 오래된 표현을 지웠다. ‘미협조 인원’이라는 단어가 초안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쓴 사람은 별뜻 없이 공동 작업에 나오지 못한 사람을 묶은 것이었다. 노인은 그것이 나중에 배급에서 밀어낼 이름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복례는 더 쉬운 말로 고치게 했다. 참여하지 못한 이유와 당장 필요한 지원을 따로 적었다. 만수는 새 종이를 직접 나르고, 글씨가 흐린 대목을 읽어 주었다. 과거를 고백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현재의 일은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태준은 자기 가게가 공급할 수 있는 양만 적었다.
전부 떠안지 않는 계약
도시의 모든 수요를 떠안는 계약은 하지 않았다. 다른 거점도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했다. 자기 물건을 전부 사 주는 큰 손님 하나를 만들려는 안이 아니었다.
전부 떠안지 않는 계약
서린은 한 조항에 반대했다.
누가 어느 집에서 물자를 받았는지 모두 공개하자는 제안이었다. 물자를 빼돌리는 일을 막으려면 이름을 전부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태준도 처음에는 그게 명확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서린은 병원 사건과 피란민 명단을 떠올리게 했다.
이름과 위치가 모이면 누가 어디에 약한 가족을 두고 있는지도 보였다. 물자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과 모든 사람의 사정을 공개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태준은 자기 안을 고쳤다.
총량과 제공자, 비용과 인도 확인은 공개한다. 개인 명단은 필요한 담당자들이 나누어 보관하고, 중복 확인과 이의 제기는 제한된 절차로 한다. 가게 주인이 모든 정보를 들여다보는 중앙 명부를 만들지는 않는다.
불편해진다는 반대가 나왔다.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사람을 덜 위험하게 만드는 불편은 비용에 넣어야 했다. 서린은 자기 말이 모두의 답이라고 밀지 않고 실제로 확인할 사람과 시간을 함께 제안했다.
태준은 그 대목에서 그녀가 고마웠다.
연인이 되었다고 자기 편을 드는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었다.
서명하지 않겠다는 주민도 있었다.
그는 공동체가 물을 사면 결국 다른 사람의 잘못된 선택까지 자기 몫으로 떠안는다고 했다. 태준은 혼자 살아 보라고 대꾸하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반대를 허용한다고 말해 놓고 불편한 반대가 나오자 바로 쫓아내고 싶어지고 있었다.
복례는 그 주민의 이유를 적었다.
어떤 비용에 동의하지 않는지, 기본 배급은 어떻게 유지할지, 나중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다. 논쟁은 길었고 결론이 깨끗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날 물을 받는 순서는 바뀌지 않았다.
루크는 그 옆에서 새 물병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이가 서명 줄 쪽으로 종이를 가져가려 하자 태준이 다른 곳에 붙여 주었다. 귀여운 그림이 동의를 재촉하는 장식이 되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는 아이가 그림을 가져왔다는 사실만으로 어른들의 결정에 찬성한 사람처럼 쓰지 않았다.
태준의 권한도 문서 안에서 바뀌었다.
비상시 가격을 혼자 정할 수 있는 범위를 줄였다. 공동구매로 들어온 물품은 합의한 배정 기준을 따라야 했고, 자기 가게의 일반 판매와도 구별했다. 변경할 때는 다른 담당자와 함께 이유를 남기기로 했다.
그는 자기 손으로 그 조항을 썼다.
책임을 지는데 왜 권한은 줄어드느냐는 생각이 또 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한 일 가운데에는 다른 사람의 노동과 위험이 이미 들어 있었다. 권한만 자기 것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에린과 유정호도 원문을 읽었다.
공공구매가 민간 상점을 무조건 싸게 공급시키는 명령이 되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답이 왔다. 태준은 그 조건을 숨기지 않았다. 공동체가 손님이 되었다고 거래 상대의 비용을 없는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들은 필요한 양을 조금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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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