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3위 오른 'AI 가수'…K팝 작곡실선 이미 '세션맨' 됐다

데모 비용 1000분의 1, 미드낫 6개 언어 발매 저작권 제도는 아직 제자리

엔터·스포츠2026.10.31·9분 읽기

AI가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실제 AI 기술에 근거하며, 활용 장면·인물·미래 상황에는 허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밤의 홈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가 모니터 파형을 보고, 옆에서 빛으로 된 반투명 연주자가 기타를 치는 장면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작곡 작업실

가수가 없는 노래가 멜론 3위에 올랐다. 10월 14일 기준 멜론 종합 톱100 3위를 기록한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다. 가사와 기획은 사람이 맡았고, 목소리는 생성형 AI '수노(Suno)'가 만들었다.

이 곡이 화제가 됐지만 업계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는다. 작곡가 작업실에선 이미 AI가 데모와 가이드 보컬을 맡고 있고, 대형 기획사는 몇 년 전부터 AI 음성 기술을 자회사로 들였다. 국내 사례를 따라가 보면 AI는 '작곡가를 대체하는 기계'보다 '값싸고 빠른 세션맨'에 가깝게 쓰이고 있다. 다만 이걸 어디까지 창작으로 인정할지는 아직 아무도 정하지 못했다.

현장 ① 작곡가 작업실: 데모 한 곡에 며칠에서 한두 시간으로

가장 크게 바뀐 곳은 곡의 초안을 만드는 단계다. 김원종 프로듀서는 일간스포츠 인터뷰에서 AI를 "초기 스케치 단계의 최상급 어시스턴트"라고 불렀다. 세션 연주자에게 "드럼은 리드미컬하게, 베이스는 A마이너로" 주문하듯 AI에 말로 지시한다는 것이다.

왼쪽은 연주자들로 북적이는 예전 녹음실, 오른쪽은 노트북 한 대만 놓인 지금의 작업실을 나란히 보여주는 장면녹음실 세션에서 노트북 한 대로

비용 차이는 크다. 김 프로듀서에 따르면 예전엔 가이드 보컬, 기타·베이스 세션, 믹싱에 곡당 최소 200만~500만 원이 들었고, 빅밴드·오케스트라 편성은 1000만 원을 넘었다. 지금은 AI 프로그램 구독료 말고는 추가 비용이 거의 없다. 며칠 걸리던 데모도 한두 시간이면 나온다. 그는 제작비가 "사실상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건 가이드 보컬이다. 인디밴드 406호 프로젝트의 보컬 김은지는 AI 도입 뒤 가이드 보컬을 거의 쓰지 않게 됐다며, 그 일로 생계를 꾸리던 동료들이 다른 길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쓰는 방식은 명령어 한 줄로 끝나는 '딸깍'과 거리가 멀다. 장르·템포·리듬까지 적은 상세한 지시문으로 여러 버전을 뽑고, 그중 쓸 만한 부분을 골라 다듬는 게 보통이다. 마음에 드는 소리나 리듬만 떼어내 작곡 재료로 쓰는 방식도 흔하다. 한 중견 음반 제작사 대표는 계약한 젊은 작곡가의 작·편곡에 AI가 상당 부분 쓰였다는 말을 듣고도, 좋은 곡을 꾸준히 내는 능력을 보고 계약을 이어갔다고 했다.

교육 현장도 따라가는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 산하 교육기관에 AI 작곡 수업이 생겼고, 서울예대는 2027학년도 실용음악전공 전자음악·DJ 분야 지원자가 지침에 따라 자작곡에 AI를 쓸 수 있게 했다.

현장 ② 기획사: 목소리 기술을 사들이다

대형 기획사는 곡을 AI로 찍어내기보다 '목소리 기술'에 돈을 걸었다. 하이브는 2023년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에 45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 56.1%를 확보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표 사례가 그해 5월 나온 미드낫(이현)의 '마스커레이드'다. 이현이 직접 부른 원본에 원어민 발음을 입혀 한국어·영어·스페인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 6개 언어로 동시 발매했다. AI가 노래를 새로 만든 게 아니라 가수의 목소리를 살린 채 발음만 교정한 것이다. 이현의 창법을 유지한 여성 버전 목소리도 AI로 디자인해 곡에 넣었다.

수퍼톤은 고(故) 김광석·유재하 등의 목소리 복원, 배우 최민식의 30대 시절 목소리 재현으로도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계약에 정한 목적으로만 쓰고 결과물을 폐기하며, 학습 데이터는 적법하게 구매하고 퍼블리시티권 계약을 맺는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기획사에게 AI는 '가수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사 아티스트를 더 많은 시장에 내보내는 도구'로 쓰이는 셈이다.

현장 ③ AI 가수: 차트에 직접 올라오다

올해는 AI가 '뒷단 조수'에서 무대 위로 올라온 해다. 음악 크리에이터 조선힙합이 AI를 활용해 만든 '마음의 숲'이 9월 멜론 톱100에 들었고, 한 달 뒤 머무르가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낀 청년이 휴대폰 음악 차트를 보는 어깨 너머 장면, 1위 자리에 얼굴 대신 빛나는 파형이 떠 있다차트 1위에 오른 얼굴 없는 가수

머무르의 곡은 6월 발매 뒤 유튜브·SNS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멜론에서 역주행했다. 걸그룹 리센느를 제치고 3위에 오른 것이다. 제작 방식은 분업형이다. 머무르가 가사·기획·프로듀싱을 맡고, 보컬만 수노로 만들었다.

반응은 두 쪽으로 갈렸다. 멜론 평균 별점은 5점 만점에 3.1점으로 낮지만 좋아요는 3만2000개를 넘었다. "AI인 줄 몰랐다"는 놀라움과 함께 AI 음원 표기를 의무화하거나 AI 차트를 따로 두자는 요구도 나왔다. 한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신탁단체나 정부 기준이 먼저 정해져야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는 유튜브 뮤직이 'AI 음악 라벨'을, 스포티파이가 'AI 페르소나' 배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버추얼 아이돌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10월 데뷔한 아이돌형 가수 55팀 중 13팀(23.6%)이 버추얼이었다. 7월 데뷔한 슬릭트는 'AI가 만든 미래 존재'를 세계관으로 삼고, 음악·뮤직비디오 제작에 더해 팬 게시글 분석에도 AI를 쓴다. 한 가요 제작자는 AI 가수는 비용이 싸고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리스크가 없다"며 빠르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분석: AI는 어디까지 맡고 있나

현장에서 AI가 맡는 일은 크게 네 가지다. 위로 갈수록 이미 흔하고, 아래로 갈수록 논란이 커진다.

활용 유형 AI가 하는 일 사람이 하는 일 국내 사례
스케치·데모 아이디어 초안, 가이드 보컬, 세션 대용 연주 방향 지시, 선별, 완성 편곡 작곡가 작업실 전반
소스·샘플 재료 리듬·사운드 조각 생성 조각을 골라 곡에 배치 K팝 작곡 현장
보컬 후반작업 다국어 발음 교정, 음색 변환, 목소리 복원 실제 가창, 사용 범위 계약 미드낫 '마스커레이드'
가창·가수 자체 보컬(때로 곡 전체) 생성 가사, 기획, 프로듀싱 머무르, 조선힙합, 버추얼 아이돌

공통점은 하나다. 현장에서 실제로 통하는 건 '명령어 한 줄로 완성곡'이 아니라, 사람이 방향을 잡고 AI가 손을 대신하는 분업이다. 김원종 프로듀서는 앞으로 작곡가가 직접 연주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를 이끄는 '지휘자'로 바뀔 것이라고 봤다.

제도: 밝히면 손해, 숨기면 못 걸러낸다

현장은 이미 AI를 쓰는데, 저작권 제도는 아직 제자리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2025년 3월부터 AI를 쓰지 않았다고 보증한 곡만 등록받았다. 편곡 한 부분에만 AI를 써도 곡 전체의 등록이 미뤄졌다.

올해 8월 3일 음저협은 새 기준을 시행했다. 작사·작곡·편곡을 나눠 사람이 실질적으로 참여한 파트는 등록해주고, 명령어만 넣어 AI가 자동으로 만든 결과물은 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도, 문화체육관광부 승인도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음악계 내부 반발까지 겹치면서 이 기준은 22일 만에 철회됐다.

그 사이 모순도 드러났다. 주간경향 보도에 따르면 AI를 일부 썼다고 밝힌 창작자는 저작권료를 받지 못했다. 반면 AI로 곡을 대량 생산했다는 의혹을 받은 4명에게는 저작권료 163억 원이 지급됐고, 경찰은 올해 7월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했다. AI를 썼는지 확인할 방법이 창작자의 자진 신고뿐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AI 유령 어시스턴트'라는 말까지 나온다. AI를 적극적으로 쓰면서도 크레딧에는 남기지 않는 관행이다. 이에 음저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가요계 6개 단체는 플랫폼과 함께 AI 탐지 프로그램을 공동 도입하기로 하고 9월 업체 선정 막바지에 들어갔다. 9월 국회 토론회에서는 AI 도구 사용 이력과 작업 파일의 버전 이력을 담은 '표준 제작 기록서'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치에서 보인다. 프랑스 스트리밍 업체 디저에 하루 올라오는 AI 생성곡은 2025년 1월 1만 곡에서 올해 6월 약 9만 곡으로 늘어, 신규 업로드의 절반을 처음 넘었다.

앞으로 볼 것: 막을지가 아니라 어떻게 셀지

업계에서 'AI를 쓸지 말지'는 이미 끝난 질문이다. 남은 건 사람의 기여를 어떻게 재고, AI 음원을 어떻게 표시할지다. 임희윤 평론가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AI 활용 음악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다만 K팝에는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도 있다. 한 평론가는 K팝은 가수와 팬의 교류로 팬덤을 만드는 구조라 AI 음악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종 프로듀서도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 고유의 감성과 센스는 대체하지 못한다며, 신인들에게 AI를 적극적으로 쓰되 삶의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정리하면 지금 한국 음악 현장의 AI는 세 갈래다. 작업실에선 비용을 줄이는 도구, 기획사에선 시장을 넓히는 기술, 차트에선 새 경쟁자다. 세 갈래 모두 빠르게 커지는데, 이를 담을 제도는 여전히 빈칸이다. 음저협의 다음 기준과 AI 탐지 프로그램 도입이 그 빈칸을 얼마나 메울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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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3장은 설명용 AI 일러스트이며 실제 촬영 사진이나 실험 기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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